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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의 모란 5일장은 장이 열리는 날이면 전혀 다른 표정을 짓는다. 평소보다 이른 시간부터 사람들이 모여들고, 시장 안은 금세 활기로 가득 찬다.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기름에 튀긴 음식 특유의 고소함과 달콤한 냄새가 섞여 코끝을 자극한다. 그 향기만으로도 발걸음이 느려지고, 자연스럽게 시장 속으로 스며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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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오일장 호떡 가게
입구 가까이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곳은 오래된 호떡 가게다. 30년 넘게 같은 자리를 지켜온 부부는 장날이면 해 뜨기 전부터 분주하다. 반죽을 손으로 치대고, 뜨겁게 달궈진 철판 앞에 서 있는 시간만 해도 하루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힘든 일이지만, 노릇하게 구워지는 호떡을 바라볼 때면 여전히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달콤한 속이 반죽 사이로 스며들며 퍼지는 향은 지나던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기에 충분하다. 오랜 세월이 만들어낸 손맛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느껴진다.
시장 안쪽으로 조금 더 들어가면 늘 붐비는 칼국숫집이 나온다. 유영진 씨는 전동 퀵보드를 타고 시장 곳곳을 오가며 국수를 배달한다. 바쁜 상황 속에서도 면을 밀 때만큼은 여유를 잃지 않는다.
모란 오일장 칼국수
홍두깨를 굴리며 리듬을 타듯 움직이는 모습에서 장사에 대한 애정이 전해진다. 이곳이 무한 리필을 고수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손님은 배불러야 한다”는 어머니의 말을 지금까지도 장사의 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모란 5일장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장면은 꽈배기와 도넛 가게 앞에 늘어선 줄이다. 47년째 도넛을 튀기고 있는 현덕 씨는 지금도 몸을 흔들며 기름 앞에 선다.

반복된 동작이지만, 그 안에는 오랜 경험과 즐거움이 담겨 있다. 겉은 쫀득하고 속은 구수한 도넛은 나이를 가리지 않고 사랑받는 이유가 분명하다.

시장을 천천히 거닐다 보면 누구나 저마다의 추억을 떠올리게 된다. 종이봉투에 담긴 간식, 김이 모락모락 오르던 국수 한 그릇, 손에 남은 설탕 가루의 감촉까지. 모란 5일장은 단순히 먹거리를 파는 곳이 아니라, 사람들의 기억과 시간이 겹겹이 쌓인 공간이다.